의왕 188

[의왕]100년 역사의 흔적이 있는 하우현성당

100년 역사의 흔적이 있는 하우현성당 하우현(下牛峴)성당은 본당 설립 100년이 넘는 역사에 안양지역 천주교 전파의 첫 머리를 차지하는 의미 있는 곳이다. 신도수 200여명에 성당 규모는 전국 본당 성당 중 가장 작은 성당이지만 이 곳은 한국천주교뿐 아니라 근대역사의 흔적뿐 아니라 한국과 프랑스 건축양식을 절충한 한옥 사제관을 통해 근대사적 건축양식까지 만날 수 있는 역사 깊은 성당이다. 현 의왕시 청계동, 과거 시흥군 의왕읍 청계리(始興郡 儀旺邑 淸溪里) 속칭 ‘하우고개’ 자락과 청계산과 광교산맥을 잇는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는 하우현은 서울에서 약 24㎞ 떨어져 있고 안양시와는 20리 거리로 근접해 있으며 조선시대 동양원이라는 역원(驛院)이 있던 곳으로 현재 원터라고도 불리운다. 역원이란 과거 중앙관..

[의왕]청계사 '조정숙공사당기비' 알아본다

청계사 '조정숙공사당기비' 알아본다 고려 충렬왕의 문신으로 청계사 중창주인 정숙공(貞肅公) 조인규(1237-1308)와 청계사와의 관련을 기록한 청계사 조정숙공사당기비(종중 신청/ 청계사 동의)가 경기도 문화재 자료로 지정됐다. 경기도는 2014년 5월 9일 1899년 봉은사(서울)로 옮겨졌다가 100여년이 지난 2013년 5월 원래 자리인 장경사로 돌아온 남한산성 장경사 동종 등 13점을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했다. 경기도는 경기도문화재위원회 유형분과에서 장경사 동종(강희 21년명 장경사 동종), 의왕 청계사 사적기비, 남양주 흥국사 영산전 등 13점을 경기도 지정문화재로 의결하고, 수원시 화성박물관 소장 홍재전서 등 7점을 예비 지정했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이번에 지정한 도 문화재는 ▲강희 21년명..

[기억-정진원]의왕 덕장골 촌놈 콤플렉스

그때는 백성의 대부분이 촌놈들인 세상이었는데도 촌놈 연쇄 콤플렉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았었다. 아무리 화려한 덕장골의 유년시대라 할지라도 어머니 안의 꽃궁에 대해서 그것은 콤플렉스였다. 아무리 덕장골이 꽃대궐이고, 그 안에 기화요초, 은빛 강물이 흐르고, 그 위를 쪽빛 바람이 불어도 저녁이면 스산하고, 그리움과 기다림에 겨워 골짜기의 밤이 무섭고, 싫었었다. 서울이란 꿈도 꾸지 못했던 시절에 촌놈 콤플렉스가 우리들을 한없는 어리보기들로 만드는 것 같았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요물들이 밀려들어왔다. 지리가미와 시레이션, 분유와 디디티, B-29와 쌕쌕이(제트기), 탄피와 앞 논에 박힌 박격포, 인민군과 중공군, 데스까브도(철모)와 덴찌(손전등). 생소하고 신기한 것들이 주어졌을 때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

[기억-정진원]1950년대 용어 기브미 껌과 갓댐

기브미 껌과 갓댐 6ㆍ25전쟁 직후에 우리 마을에 이러한 말들이 어떻게 해서 들어왔는지 잘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헬로우, 기브미’와 ‘갓댐’과 ‘사나나베치’ 등 당시로서는 아주 낯선 방언들이었다. 내 나이 예닐곱 살 때였으니까 누구들이 하는 말이 하도 이상해서 마음속에 새겨 넣었을 것이다. 모국어도 제대로 다 하지 못하는 형편에 듣도 보도 못한 말들이 골짜기 안에까지 들어왔던 것이다. 미군이 우리 동네까지 진주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자기가 맥아더 장군이나 된 것처럼 자랑삼아 인천상륙작전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해병대 출신 동네 아저씨가 전해준 것들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찌해서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헬로우), 손 벌려 달라 하다가(기브미), 못된 놈(갓댐)이라 욕먹는 ..

[기억-정진원]검둥이와 독구

검둥이와 독구 우리집 개 이름은 검둥이였다. 옛날 어린애를 낳으면 1 년이나 2 년 기다려봐서 호적에 올렸었다. 면사무소에 가는 사람 편에 부탁하면 가는 사람 마음대로 즉물적(卽物的)으로 작명해서 호적에 넣었던 시절도 있었다. ‘검둥이’란 이름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냥 부를 때는 ‘워리 워리’ 하였는데, 지금도 그 뜻을 알지 못하고 있다. 검기 때문에 검둥이였다. 고유명사이기에는 싱거운 이름이었으나 검둥이라 부르면 꼬리를 치고, 잘 따랐으므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토종 잡견이었다. 잡견이란 말이 개에게 조금 미안하므로 보통개라고나 해 두자. 얼굴이 넓적하고, 귀는 아래로 덮여 있고, 무언가 애원하는 눈빛으로 온순하게 생긴 개였다. 아무 것이나 잘 먹었다. 특별한 볼 일 없는 개여서 밤이 되면 달보고..

[기억-정진원]의식과 지평의 끝선이었던 의왕 하우고개

하우고개 ‘하우고개’ 란 고개 이름이 우리나라 여러 곳에 있다고 한다. 경기도 부천시에도 있다. 왜 하우고개라 하였을까? 넘기 어려운 고개를 힘겹게 오를 때 ‘하우 하우’ 가쁜 숨소리에서, 아니면 고개 마루에 올라앉아서 내쉬는 ‘하아― 하아―’ 소리에서, 또는 산적이나 귀신을 만난 두려움에서 자기도 모르게 나온 외마디 소리에 따른 의성어일 듯싶다. 학고개(鶴峴)가 음운 변화를 거쳐서 하우고개가 되었다고도 한다. 여우가 출몰하는 여우고개(狐峴)를 좋게 말해서 소가 드러누운 모양(蝸牛)의 고개, ‘여우(如牛)’로 하고, 그 ‘여우’를 훈차해서 다시 ‘여우고개(狐峴)→하우고개’로 되었는지? 어색한 억지 해석은 고개에서 일어난 돌발 사건에서 숨을 구석이 어디인가? ‘하우(何隅)’인데 현학적이기만 하지, 가당치 ..

[기억-정진원]어릴 적 제비울@꿈속고향.사이버허공

제비울@꿈속고향.사이버허공 어릴 적 제비울은 꿈속에 있었던 동네였다. 하늘가 어디엔가 있었을 미지의 땅(terra incognita)이었다. 가끔 어른들의 이야기 결에 들려오곤 했던 동네 이름이었다. 그 이름이 조금은 특이해서 일찍이 어린 아이 뇌엽에 끼어들게 되었나보다. 시골 동네 이름들이 대개 새터, 양지편, 벌말, 논골 등 사실적인 것들이 대부분인데, 제비울이란 이름은 이색적이다. 아름다운 지명이다. 그곳 이야기는 무슨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었다. 고향 마을 덕장골의 작은 분점이 어느 산 구석에 떨어져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했었다. 왜 제비울이라 하였는지 모른다. 봄날에 제비들이 먼저 찾아와 울안으로 왁자지껄 모여드는 고요한 동네여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제비들의 동네였던가 보다. 제비는 그 ..

[기억-정진원]마음속의 청산 청계산과 청계사

청계산(淸溪山)은 어릴 적 우리들 마음속의 청산(靑山)이었다. ‘살어리랏다’ 청산이었다. 나무와 풀들과 온갖 덩굴들이 어우러져 숲이 되고, 숲이 수해를 이루어 우리들은 파도를 타듯이 울렁대는 수림 위에서 자맥질했다. 아니 운해가 되어 스펀지 구름 위에서 텀블링을 하듯이 했었다. 아프리카에만 따로 밀림에 타잔이 있는 것이 아니었고, 너구리나 고라니만 우리와 아주 다른 산짐승이 아니었다. 머루랑 다래랑 널려 있었다. 우리들은 청산에 청사슴이 되어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거나, 아니면 그곳에 청벌레가 되어 나뭇잎 뒤에 붙어 있어도 좋았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푸른산에 살고 싶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푸른산에 살고 싶다. 「청산별곡(靑山別曲)」첫 연 청계산 깊숙한 속에 청계사 절이 있었다. 한직골, 새말, 토..

[기억-정진원]의왕 백운호수

요즈음 그럴듯하게 말해서 호수이지, 처음에는 그곳을 ‘수리조합’이라 하였고, 한참 후에는 ‘저수지’라고도 불렀었다. 6ㆍ25 전쟁 몇 년 후부터 물막이 공사가 시작되었던 듯하다. 산허리를 끊어내고, 남포를 터뜨리고, 둑 막기 흙을 나르기 위해서 쇠로 된 간이 레일을 깔고, 그 위를 소형 흙차가 달리는 모양이 아주 신기하게 보였었다. 상당히 많은 인부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었으며, 그 때 공사 감독자를 십장이라고 불렀던 것 같았다.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 일했으므로, 그 쪽 동네 분위기는 우리네와 아주 달랐었다. 19세기 중반 미국 서부의 골드러시, 북적대던 곳의 모양이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양지편에서 학현 쪽을 잇는 제법 긴 제방이 만들어졌다. 제방 북쪽 끝에서 저수지 물 안쪽으로 난 좁은 철 난..

[기억-정진원]의왕에서 용인 넘어가는 고개 '고분재' 지명유래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갯길을 올라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잖아도 파주시 파평면에 ‘꼬부랑고개’가 있다. 땅이름도 땅 생긴 모양대로 이름을 짓게 마련이다. 마을이름도 땅 생김새에서 비롯된 것들이 아주 많다. 고개가 어떻게든지 고부라져 있으므로 고개가 되었을 것이므로 곱은 고개가 된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곱은 고개라 하여 ‘고분재’라 했으니 직설 표현이다. 의왕시 학의동 백운호수 동쪽 송말에서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고분재이다. 고분재 고개 밑에 있다 하여 고분재란 마을이 고기동에 있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 아흔아홉 구비의 고개라 해서 아흔아홉고개, 보령시 미산면에 아홉사리고개, 강화군 양도면에 고분개(논),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긴(높은) 고개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