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安養川)은 은 한강의 제 1지류로, 경기도 의왕시 지지대 고개에서 발원하여 군포시를 경유, 안양시 도심을 중앙으로 관류하여 광명, 서울시를 거쳐 한강에 유입되는 도시형 하천이다. (자료에 따라 발원지가 의왕시 지지대개와 백운산, 과천시 청계산, 안양 삼성산 등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안양천의 유역면적은 286㎢, 하천연장이 32.5㎞ 로 비교적 큰 규모이며, 학의천, 삼성천, 수암천, 삼막천, 오전천, 산본천 등 대소 지천이 있다. 안양시 안양2동을 지나는 경부선 안양교를 경계로 상류는 경기도 관할 지방하천이며, 하류는 국가하천으로 지정됐다.
안양천 유역에는 경기도 7개시(안양시, 군포시, 의왕시, 광명시, 시흥시, 과천시, 부천시)와 서울시 7개구(관악구, 구로구, 금천구, 동작구, 영등포구, 양천구, 강서구) 총 14개 기초자치단체들이 안양천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안양천의 지명은 안양 시가지 앞을 지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양을 중심으로 뒤로는 수암천이 지나고 있고, 앞으로는 안양천이 흐르기 때문에 안양천을 앞개울이라 하고, 수암천을 뒷개울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실 안양천의 본래 이름은 다양했다. 안양천은 1400년경에는 큰물이라는 의미의 대천(大川)으로 불렀다 대천은. ‘말내’의 한자 표현이다. 말은 ‘크다’라는 의미의 접두사다. 조선시대부터는 지역 또는 구간에 따라 대천 또는 한내, 여러지류가 모여 흐르는 여울이라 하여 기탄(岐灘), 갈천(葛川), 호계(虎溪), 인덕원천, 학고개천, 검암천, 누동천, 오목내, 맑은내, 안양천(安陽川) 등으로 다양하게 호칭되다 일제강점기 이후에 안양천으로 통칭되어 불리고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금천현 편에는 ‘대천(大川)이 현의 서쪽 4리에 있으며, 과천현의 관악산과 청계산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흘러 양천현의 철곶포(鐵串浦)로 흘러들어간다’고 하여 대천이라 기록하고 있다.
과천현 편에는 ‘현의 남쪽 14리에 인덕원천(仁德院川)이 있고, 현의 서쪽 19리에 학고개천(鶴古介川)이 있다’고 하여 안양천의 상류를 인덕원천, 중류 지역을 학고개천으로 각각 부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조선 후기 영조 때 편찬된 『여지도서(輿地圖書)』 과천현 편에는 ‘안양천(安陽川)이 현의 서쪽 20리에 있는데 사근천(沙斤川)과 인덕원천이 금천에서 합류하여 흘러간다’고 기록하고 있어 오늘날 쓰는 안양천(安養川)의 한자와 다른 글자로도 표기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김정호(金正浩)가 그린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는 기탄(岐灘)으로 표기되어 있다. 결국 안양천이 대천·인덕원천·학고개천·안양천(安陽川)·기탄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음을 알 수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금천현>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대천(大川)이 금천현의 읍치(邑治)에서 서쪽으로 5리(里)에 있다. 과천현(果川縣)의 관악(冠岳) 청계(淸溪) 등 여러 산에서 발원하여 나와 북쪽으로 흘러 양천현(陽川縣)의 철곶포(鐵串浦)로 들어간다. 읍치(邑治)는 고을의 수령이 정사를 펼치는 관아(官衙)가 있는 곳을 일컫는 말로 금천현의 관아는 지금의 금천구 시흥동에 있었다. 그리고 양천현에 있다는 철곶포는 양평교와 목동교 사이 양정고등학교 부근에 있던 포구(浦口)였다. 대천(大川)은 아마도 말내라는 우리말을 한자로 표기한 것일 것이다. 말매미 말벌 말잠자리 등에서 보듯 말이 큰 것을 지칭할 때 쓰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안양천을 대천이라 불렀지만 안양천이 대천으로만 지칭되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이름이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호계(虎溪)이다. 조선 현종(顯宗) 때 유형원(柳馨遠, 1622~1673)이 편찬한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금천현>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호계(虎溪)는 민간에서는 대천(大川)이라 칭하는데 금천현의 읍치에서 서쪽으로 4리(里)에 있다. 과천현(果川縣)의 관악(冠岳) 청계(淸溪) 등 여러 산에서 발원하여 나와 북쪽으로 흘러 양천현(陽川縣)의 철곶포(鐵串浦)가 되어 한강(漢江)으로 들어간다. 안양천이 호계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게 된 것은 검지산의 또 다른 이름인 호암산(虎巖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검지산은 금천현 읍치(邑治)에서 동쪽으로 5리에 위치한 산이다. 검지산이 호암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검지산에 범과 같이 생긴 바위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금천현>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호암산(虎巖山)이 금천현의 읍치에서 동쪽으로 5리(里)에 있다. 범과 같이 생긴 바위가 있어 그러한 까닭으로 이름이 되었다. 호암산에서 호(虎)를 취하여 호계(虎溪)라 불렀을 것이다. 옛날 호계리(虎溪里)라는 마을도 있었다.
안양천의 또 다른 이름으로 검암천(黔巖川)이 있다.
<여지도서> <금천현>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검암천(黔巖川)이 금천현의 읍치에서 남쪽으로 3리(里)에 있다. 관악(冠岳) 청계(淸溪) 두 산에서 발원하여 나와 여러 내가 합쳐 대천(大川)이 된다. 수 십리를 관개(灌漑)하는데 북쪽 철곶포(鐵串浦)로 흘러간다. 아마 검암천의 검암(黔巖)은 호암산의 호암(虎巖)을 달리 부르는 이름이었을 것이요.
또 김정호(金正浩, ?~1864)가 1864년에 저술한 <<대동지지(大東地志)>> <시흥(始興)>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대천(大川)은 검암천(黔岩川)이라고도 한다. 수원(水原) 광교산(光敎山)과 과천(果川) 청계산(淸溪山)에서 발원하여 합쳐지는데 서쪽으로 흘러 군포천(軍?川) 호계(虎溪) 안양천(安養川)이 되고 금천현 읍치를 돌아 서남쪽으로 꺾여서 북쪽으로 흘러 현(縣)의 서회리(西回里)를 지나 북쪽으로 15리에 이르러 기탄(?灘)이 되고 철곶포(鐵串浦)가 되어 양화도(楊花渡) 아래로 들어간다. 여기서 서회리는 지금은 경기도 광명시(光明市) 소하동(所下洞)이 된 소하리(所下里)의 또 다른 이름일 것이다. 소하리는 당시 시흥현 서면(西面)에 속해 있었다. 그리고 기탄은 구로동 부근의 안양천을 일컫던 말이다. 그곳에 옛날 기탄교가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대동지지>>가 안양천이라는 이름이 처음 나타나는 기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천의 일부 구간을 지칭하는 말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안양천이란 이름이 어떤 연유로 대천이라는 이름을 삼켜버리고 공식이름이 되었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안양천의 또 다른 이름으로 누동천(樓洞川)도 있었다.
<여지도서> <금천현>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누동천(樓洞川)이 금천현(衿川縣) 읍치(邑治) 남쪽 박달리(博達里)에 있다.
곱고 깨끗한 모래와 흰 돌이 수십 리에 걸쳐 평평하게 펼쳐 있는데 아래로 양화진(楊花津)에 닿아 있다. 중국사신 주지번이 석주(石洲) 권필(權?)과 더불어 양화도를 유람할 때 누동천의 물고기를 잡아서 먹고 말하기를 맛이 동정(洞庭)의 물고기의 맛과 흡사하다고 하였다. 대개 내의 형세가 평평하고 험한 여울과 큰 바위가 없기 때문에 물고기 맛이 동정호(洞庭湖)의 물고기와 흡사한 것이다.
또 맑은내 오목내 갈천이라는 이름도 있다.
배우리(1938~ )씨가 1994년에 출간한『우리 땅이름의 뿌리를 찾아서 1』을 보면 오목내(오목천(五木川))를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안양천(安養川)으로 불리고 있는 내(천(川))이다. 안양시에서부터 흘러와 영등포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간다. 내가 오목하다고 해서 ‘오목내’인데 다른 이름으로는 ‘갈천(葛川)’이라고도 하고 내의 상류쪽에선 ‘맑은내’로도 불리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오목교(梧木橋)’는 이 내에 놓인 다리로, ‘오목내’의 ‘오목’을 이름에 넣었다.
이런 이름들이 안양천을 일컫던 또 다른 이름들인데 생각해 보면 이들 이름을 두 종류로나눠야 할 것 같다. 내 천체를 일컫던 이름과 내의 일부 구간을 일컫던 이름으로 말이다. 대천 호계 검암천은 전체를 일컫던 이름이고, 군포천 안양천 누동천 오목내 맑은내 갈천 기탄 등은 일부 구간을 일컫던 이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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