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원]안양천변에는 마부들이 살았다 (마부) 동네는 물 흐름을 따라 자연 형성이 된다. 우리는 수리산 물이 그 차지였다. 물은 소골안을 지나 지금에 평촌에 해당하는 쌍개울이란 곳으로 흘러내렸으며 동네는 개울을 사이로 나뉘었다. 개울 건너편엔 마부들이 많이 살았다. 그들에게 말은 삶의 전부였다. 여물을 솥단지에 끓여 드럼통을 잘라 만든 함지박에 담아 나르는 것이 아낙의 몫이었고 그 놈들 잠자리를 보아주고 똥을 치우는 것이 아이들 할일이었다. 긴 막대기로 여물이 잘 섞이라고 휘젓고 나면 녀석은 곁눈으로 냄새를 슬쩍 훑곤 입맛을 다셨으며 꼬리를 설레설레 흔들며 고맙다는 시늉도 빼 놓지 않았다. 다 먹고는 녀석은 꼭 오줌을 누었는데 지켜보던 우린 뜻도 제대로 모르고 한마디씩 하였다. “오줌발 보니 세긴 세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