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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2]안양 학의천 족제비싸리에 벌들 몰려든다

안양똑딱이 2024. 5. 23. 19:22

 

2024.05.22./ #도시기록 #생태 #안양 #족제비싸리 #학의천/

 

곤충들 특히 요즈음 보기 드문 꿀벌들이 미칠 듯이 꼬여드는 족제비싸리를 안양 학의천에서 만나다.

싸리나무에 왜 족제비이름이 붙었을까. 족제비싸리라는 이름은 꽃색이 움직임이 재빠른 동물인 족제비 몸 털색과 닮았고, 잎과 줄기에서 족제비처럼 고린내가 나고 꼬투리 모양이 족제비 꼬리와 닮은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족제비싸리 가지를 꺾어보면 중국 음식에서 나는 향신료 같기도 하고 비누향 같기도 한, 약간 구리고 느끼한 냄새가 특이하다. 족제비는 강한 적을 만나면 항문주위샘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분비물을 뿜으며 달아난다. 족제비싸리 줄기나 가지를 문지르면 족제비와 비슷한 고린내가 나고 이 냄새는 겨울이 오면 더욱 지독해진다는데 곤충들은 이 냄새가 좋은듯 벌과나반므물론 온갖갖 곤충들이 찾아온다.

 

족제비싸리는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1930년경에 만주 등 중국 동북부를 거쳐 들어온 외래수종이다. 이 나무는 과거에 전국의 황폐지 복구를 위한 사방사업용으로 많이 심었다. 족제비싸리는 생명력이 강해서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며, 뿌리가 잘 뻗어서 토사유출방지 목적의 사방공사와 경사면의 피복용 수종으로 이용한다. 공해, 추위, 건조에 모두 강해 어디서나 잘 자라서 6·25전쟁이 정전협정으로 멈춘 후 비료로 쓰는 녹비(綠肥)용으로 헐벗은 산이나 강둑에 마구 심었다. 전쟁이 끝나고 숲을 찾아보기 힘든 때인 1960년대는 사방의 날이 있었다. 며칠에 걸쳐 전국에 싸리와 팥 씨를 뿌렸다. 모두 콩과 식물로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이다. 지금도 대표적인 사방식재 식물로 참싸리, 아까시나무, 족제비싸리와 같은 콩과식물을 많이 심고, 빠른 시일 내에 뿌리를 정착하는 초본을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196752일 경부고속도로 건설계획을 발표하자 학자 지식인들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만큼의 물동량이 없을 뿐더러 자가용을 가진 부유층들의 나들이 고속도로가 될 것이란 비판에도 불구, 2년여 동안 직접 수많은 건설현장을 누비면서 독려와 점검, 지시와 제안들을 했고 박 대통령 얼굴은 햇볕에 새카맣게 탔을 정도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공사 진척 상황판을 설치하고 수시로 도상점검을 했으며 심지어 연도 조경지시 메모 및 스케치까지 친필로 작성해 관계기관에 꼼꼼하게 하달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연도의 토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착근력이 강한 족제비싸리를 심으라는 지시와 그 스케치까지 작성해 내려 보냈다는 사실이다. 족제비싸리가 철도, 고속도로 및 국도의 가장자리 비탈진 경사면에 많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