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옛사진읽기

[20230629]1970년대 안양천변 수푸루지(임곡) 마을

안양똑딱이 2023. 6. 29. 12:51

 

2023.06.29/ #도시기록 #아카이브 #옛사진 #수푸르지 #임곡마을/ 경수산업산업도로(현 1번국도)가 건설되기전인 1970년대 안양천 산자락에 자리한 임곡마을(수푸루지) 모습으로 신중턱의 집들은 대부분  무허가 건물로 현재 이곳에는 대림대학교가 들어서고 사진 오른쪽에는 임곡 2지구(현 안양임곡휴먼시아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1977년 안양대홍수에는 이곳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으며 사진에 보이는  신 아랫쪽 집들이 지붕 처마밑까지 물이 찼던것으로 기억난다.  

 

'수푸루지'(林谷洞)는 깊은 골짜기에 나무와 숲으로 둘러싸인 고을이라 하여 칭하였다고 한다. 또 마을 앞으로 큰 하천(안양천, 임곡천)이 흐른다 하여 수풀내(林川)’라 부르기도 하였다. 예전에는 수푸루지 내에서도 동쪽지역을 건너말’, 서쪽지역을 아랫말’, 북쪽지역을 웃말이라 칭했다. 또 마을에서는 예전에 해마다 음력 10 2일에 평화보육원 동쪽에 위치한 당봉 정상에서 산신제(山神祭)를 지냈다. 유적으로는 영의정 류정현, 청풍군수 심간 등의 선현 묘가 있었으며 평화보육원 자리에 안양향교가 있었다는 설이 있었다.

 

 안양에서 토박이.원주민들이 많이 살았던 수푸루지마을은 1978년 대림대학(비산동 526번지의 7)이 건립되고, 이어 비산동 신시가지가 형성되면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임곡1지구와 임곡2지구에 이어 마지막으로 임곡3지구 재개발사업이 완료됐다.

 

임곡 1.2지구에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주공그린빌_현 더포레스트힐로 명칭 변경(임곡1지구)  안양임곡휴먼시아(임곡2지구)가 들어선데 이어  임곡 3지구에도 평촌자이이이파크를 비롯 힐스테이트비산파크,  비산한신더휴, 수풀채 등 크고 작은 아파트단지가 들어섬으로 평촌신도시, 동편마을, 덕천마을, 소곡마을에 이어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하였다.

 

특히 임곡3지구에 새로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2022년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평촌자이아이파크(아파트가 자리한 지역이 비산동인데 명칭을 평촌자이아이파크라 지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평촌에 가서 헤메이게 만들만큼  헷갈리게 한다)는 안양 동안구 비산로 16번길 100(비산1동) 일대, 대림대학 인근 13만3천418.3㎡의 면적에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완공했. 단지는 지하 5층, 지상 29층 아파트 21개동 2천637가구(일반분양 2천505가구, 임대 132가구)와 공공청사, 학교, 공원 등이 새로 자리잡았다.

 

개발전의 임곡3지구는 사람 한명 지나갈 정도로 아주 좁은 골목길과 기와집, 철지붕집, 판잣집, 양옥집, 다세대, 다가구 등 마치 건축물의 변천사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었으며 사슴농장과 평화보육원이 있었다.

 

예로부터 비산동에는 전설이 내려온다. 아주 먼 옛날, 비산동 일대는 허허벌판이었다. 하루 밤을 자고나니 어디선가 산이 날아와 앉아,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후로 날아온 이 산을 비산(飛山)이라고 불렀다. 조선시대에 비산1동은 과천군 상서면 외비산리였다. 1941101일 시흥군 안양면 비산리로 바뀌었고, 안양면에서 안양읍을 거쳐 1973년 안양시 비산동으로 개편됐다. 동쪽으로는 비산3, 서쪽으로는 비산1, 남쪽으로는 비산2동이 있다.

 

안양시 자료에 의하면 조선조 인조 때 좌의정을 역임한 심기원(沈器遠 ?1644)이 그의 부친인 심간(沈諫. 15601624. 청풍군수 역임)이 죽자 이 마을 뒷산에 예장한 후 그의 후손인 청송 심씨가 묘하에 세거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 뒤 수원 백씨, 고령 박씨, 곡부 박씨, 전주 이씨, 안동 김씨 등이 살기 시작하였다.

 

안양 비산1동인 수푸루지 마을은 안양8경중 제1경인 '망해암 일몰'을 볼 수 있는 비봉산이 품고 있는 곳으로  망해암 뒤 산꼭대기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기 등대격인 안양무선표지소가 자리하고 있다,

 

한편 안양 원로로 작고하신 변원신 어르신의 말씀에 의하면 1977년 이재준 이사장이 대림대학을 설립했다. 원래 이 학교 부지는 무허가촌이었는데, 박정희 대통령 집권시절, 낙후되고 위험한 무허가촌을 철거, 이주토록 지시해 안양 최초의 아파트였던 임곡아파트가 완공됐고, 후에 대림대학이 매수해 학교를 설립했다고 한다.

 

대림대학은 19776월 학교법인 대림학원이 대립공업전문학교로 설립해 개교했으며 1979년 대림공업전문대학으로, 1990년 대림전문대학, 1998년 대림대학, 2011대림대학교로 교명이 바뀌었다. 대림대학교와 안양여중고는 설립 모체가 ()대림산업으로 같다. 1970년대 사진 자료를 보면 안양여중고 이전예정부지라 적은 팻말이 세워져있어  대림측은 당초 안양여중고를 이곳으로 이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진원]수푸르지 [숲골>숲울>수푸르지, 임곡(林谷)]지금 안양역 동쪽 지역 안양1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자리에 일찍이 정기시장이 형성되었다. 안양에서는 유일한 시장이었다. 그러다가 지금의 안양중앙시장이 나중에 만들어지면서 이곳은 구시장이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져버렸다. 시장의 북쪽 끝부분에 있었던 소시장터를 지나서 안양천 다리(임곡교)를 건너면 마을이 있었는데, 그곳을 수푸루지라고 하였다. 그것이 여느 동네 이름과 달라서 이상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 마을 이름이 한자로 임곡임을 알게 되었다. 한자 지명 임곡(林谷)에서 그 훈()을 빌려 써서 수푸르지가 된 것이 아니라, 그 역순으로 변화된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순수한 우리말 마을 이름이 아주 어색하거나, 당치도 않은 한자어로 바뀐 것들은 일일이 예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숲이 우거진 골, 즉 임곡은 숲골>숲울>수풀>수푸르다>수푸르지임곡(林谷)’으로 부르기 쉽게 변화되었을 것이다. 두 강이 합쳐지는, 아우러지는곳에 아우라지라는 지명이 된 것과 같은 음운 변화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