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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 국내 최대규모 개미제국 있다

안양똑딱이 2016. 5. 3. 14:30

 

 

 
안양시 안양6동에 자리한 정부 공공기관인 농림축산검역본부. 일제 때인 1942년 이곳에 터를 잡은 조선총독부 가축위생연구소 지소에서 출발해 이름만 바뀌며 지금까지 이어져온 이곳 정원 지하 땅밑에는 수십년간 존재해 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개미제국이 있다.
안양 사람들에게는 통상적으로 명칭이 바뀌기 이전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라 불리우는 이곳의 정원은 수령이 50년은 넘는 듯한 아름드리 벚나무들과 가슴높이 지름이 1m가 넘는 거대한 버드나무가 있는데 정원 경계석과 경계석 사이의 수많은 틈새들을 출입구 삼아 드나드는 커다란 왕개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검역원 정원이 개미 초군체임을 처음으로 확인한 이는 ‘개미제국의 발견’이라는 책을 낸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다. 최 원장은 국립생태원에 전시할 열대개미 검역 문제로 축산검역본부를 찾았다가 휴식 중 정원에서 범상치 않는 개미떼를 발견, 국립생태원 생태진화연구부 연구팀에 정밀조사를 지시했다.
그 결과 검역원 본관앞 정원 벚나무와 버드나무 아래에 본거지를 둔 개미 種의 개체수가 자그만치 1천만 마리는 되는 초군체超群體(supercolony)로서, 7천여 제곱이나 되는 면적의 정원이 그들의 서식지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개미 제국 가운데에는 제일 큰 제국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으로 거대한 개미 서식지가 이곳에 자리 잡은 것은 적어도 50년 전에 결혼비행을 마치고 정착한 한마리의 여왕개미로부터 출발한 한 가족일 가능성이 크며, 2만~3만 마리 규모로 알려진 일본왕개미들이 일반 군체 크기의 수백배인 1천만 마리 이상의 초군체로 형성돼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
일본왕개미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개미 120종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가 최대 15㎜에 이르며 인가 주변과 공원, 산지의 건조한 풀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고유종임에도 일제강점기 일본 학자들에 의해 이름이 붙여지다 보니 <일본왕개미>라 부를 수 밖에 없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개미제국이 크게 번성하여 개미 인구 1천만의 초왕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도 주변에 말벌이나 다른 이종 개미군단이 없는 지리적 이점이 있었던 것 같고 서식지 공간에는 오래된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이 나무들에서 기생하는 개미 먹이인 털진딧물이 많아 식량 문제도 어렵잖게 해결되었을 것이다.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은 한 언론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정원은 서식하는 개미 군체의 규모가 거대할 뿐 아니라 개미들이 마치 화단 경계석을 고속도로로 이용하는 것처럼 경계석을 따라 움직이고 있어 개미를 관찰하고 연구·교육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라며 “이곳의 개미 군체들을 잘 보존한다면 전체 생태계의 물질 순환을 그대로 보여주는, 우리나라는 물론 국외에서도 보기 힘든 생태 교육·전시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역원 부지 만안구 원도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규모 공간으로 부지내에는 건물 27개동(2만8천612㎡)이 있으며 잔디밭, 수목원, 운동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은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구 수의과학검역원)가 사용중이나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정책에 따라 경북 김천으로의 이전작업이 마무리단계로 4월말이면 일부 남은 부서까지도 모두 이전한다.
정부는 이 부지를 매각했는데 안양시가 어려운 재정 여건속에도 마래를 위해 1천293억원에 매입했다. 따라서 부지와 건물들의 소유권은 잔금 지불을 완료하는 시점인 2017년에 안양시에 넘어올 예정으로 안양시가 2012년 ’검역본부 토지 활용방안에 대한 타당성 및 기본계획 용역’을 실시해 2016년 2월 완료한 가운데 그동안 언급되어 온 부지활용 방안을 보면 복합행정타운, 복합문화 스포츠타운, 스마트벤처타운 및 영상 복합단지, 한류문화콘텐츠 타운, 관상복합타워 등 이다.
특히 지난 4.13총선에서는 안양시 만안구에 출사표를 던진 국회의원 예비후보들과 여.야 후보들은 기존 안양시청의 이전, 만안구청 등 공공청사 복합청사타운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도 국립생태원이 검역원 정원에 1000만마리 이상의 왕개미들이 군체를 이루어 생활하고 있음이 발표하고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보도되면서 주목을 받자 이구동성으로 개미 집단 서식지를 보존하여 자연생태학습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제 개미제국의 운명은 안양시에 달렸다. 2017년이면 안양시가 개미 군체 서식지를 포함한 감역원 부지 5만6309㎡(1만7천여평)의 새 주인이 되기 때문이다.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이라면 개미제국과의 공생이 가능하겠지만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어진다면 개미제국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대규모로 디테일 하게 건설되어 있는 개미 제국은 우리 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라 한다. 이 땅의 새 주인이 될 안양시는 이 점을 참작,이 개미 제국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개미 뮤지엄을 곁 들인 생체 개미 교육 체험관이라도 만들어 국내외 어린이들의 살아 있는 학습장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싶다. 안양시 하면, 개미제국이 연상될 정도로 시 브랜드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있다고 보여 진다.신토불이 토산품이나 자연 경관도 그다지 신통한 것이 없는 안양시로서는 이 보다 좋은 기회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