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이동현]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반대 기자회견 발언(2023.07.19)

안양똑딱이 2023. 7. 20. 10:03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지금은 육아휴직 중인데 도저히 집에만 있을 수가 없어서 이제 9개월 된 아기를 안고 나왔습니다.
알프스 이름 하나는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알프스 산에서 요를레이 노래하고 양떼가 풀을 뜯고 그런 느낌이 나잖아요. ALPS는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의 약자라고 하는데 직역하면 고급 액체 처리 시스템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필터가 여러 개 딜린 고급 정수기란 말이죠.
다핵종제거설비 라고 번역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렇게 다핵종 제거라고 부르기가 참 애매하다고 봅니다. 왜냐면 처음에는 뭐랬냐면 알프스가 62핵종의 방사성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장치라고 했는데요. 최근에 나온 IAEA 보고서에는 알프스로 처리된 오염수에서도 10개 방사성핵종이 나온다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스트론튬 134, 세슘 137, 코발트 60, 안티모니 125, 루테늄106, 스트론튬 90, 아이오딘 129-요오드, 삼중수소, 탄소 14, 테트네튬 99 이런 방사성물질이 알프스로 걸러도 나온다고 해요.
정수기 제품 설명서에는 방사성물질 62종 싹 걸러준다고 되어 있었는데, 필터로 거른 물에도 이런 방사성물질이 10종이 나왔다고 해요. 이러면 당연히 정수기 해약사유 아니겠습니까. 당연히 우리는 이 물이 뭐가 안전하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이 정도 방사능은 농도가 약해서 바다에 버려도 안전하다고 우기는 겁니다.
방사능 안전을 주장하면서 알프스 물을 마시겠다는 분들도 있어요. 방사능오염수도 희석해서 마시면 안전하다, 이미 바닷물을 방사선량 측정햐보면 리터당 12베크렐은 나온다, 자연계에눈 이미 자연방사능도 있다, CT촬영할 때 피폭량보다 적다, 이런 근거로 안전하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런데 바다에 인공방사능 1베크렐 들어온다고 자연방사능 1베크렐이 어디로 비켜주는 게 아니에요. 누가 그렇게 쉽게 깎아준답니까? 합계 2베크렐로 누적되는 개념이죠.
아주 미미한 양이니까 버려도 된다 이런 주장은 파렴치한 거얘요. 범계역에 밤에 나가 보면 술취한 사람들이 일회용컵 담배꽁초 막 버려놨어요. 그렇다고 내가 길에다 쓰레기를 버릴 권리가 갑자기 샹기는 거 아닙니다. 대랑의 쓰레기를 길에 흩뿌리고 다니는 짓은 더군다나 안되는 거죠.
방사능오염수 안전하다 마셔도 된다 하는 사람 중에 실제로 마신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요. 실제로 방사능오염수를 마시고서 어디 돌아다니면 큰일 납니다. 내부피폭된 물질이 배출될땨까지 납으로 차폐된 방에서 격리하면서 다른 사람 마나면 안됩니다.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 그래요. 우리 국익을 위해서나 세계평화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일 것 같기는 합니다.
저는 이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방사성물질을 바다에 버려도 안전하다는 판단을 왜 도쿄전력이나 IAEA 국제원자력기구 같은 원자력발전 사업자와 유관기관이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업자가 판단할 일이 아니잖아요? 바다에 방사성물질을 버려도 되눈지 안되는지는 해양학자 생물학자 보건학자 의사 이런 전문가들이 판단할 문제 아닙니까? 업자들에 나서서 안전하다고 우기는 걸 왜 믿어줍니까? 그것도 우리 정부에서 나서서 할 소리는 더구나 아니죠.
도쿄전력이라는 원전사업자는 사실 다 망한 회사죠. 옛날에는 관련 업계에서 원전이 완전 안전하다 이런 말장난도 했어요. 그 안전하다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연료봉이 녹아내려서 지층이 멜트다운 멜트쓰루에 이어 멜트아웃까지. 고열에 지층이 녹아서 땅이 꺼지고 방사성 물질이 주변에 흩뿌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망했어요. 이 망한 꼬라지를 만든 회사가 도쿄전력이고요.
원자력발전 업자들은 후쿠시마 참사가 천재지변 때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원전이 진도 8.0까지 버티도록 안전하게 설계해놨는데 진도 9.0 지진이 와버렸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쓰나미까지 올줄은 몰랐다. 이게 무슨 말이에요. 앞으로 뭐가 더 올지 누가 압니까? 아무도 모른다. 이게 무서운 일입니다. 기후위기로 올여름 폭염에 홍수에 난리인데 앞으로 또 뭐가 더 올지 모른다는 것이 무서운 일입니다.
도쿄전력은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다 이제 다 망한 분들입니다. 다 망쳐 놓은 사람들한테 그 뒷 일을 왜 또 맡기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어지른 사람이 치운다는 원칙은 중요합니다. 저도 우리애가 뭐 먹다가 흘리면 스스로 치우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쓰레기를 창 밖으로 내던져버리라고 가르치진 않죠. 내 집에서 나온 쓰레기는 내가 처리 하는 게 맞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후쿠시마에서 나온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온 쓰레기는 후쿠시마에서 보관하는 게 맞죠.
방사능 오염수를 육지에 보관할 기술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시멘트 같는 몰타르에 섞어서 고체화해 격리하자고, 이런 주장을 우리만 하는 게 아니라 일본 사람들도 합니다. 주로 어민들과 환경단체 사람들이 그러죠. 일본에서도 씨알도 안 먹히는 이유는 이유는 비싸서 그렇습니다. 바다에 갖다 버리면 싸니까요.
정리하자면. 우리는 지금 세 가지를 모릅니다.
첫째 알프스가 어떤 방사성물질을 얼마나 걸러내는지 모릅니다.
둘째 방사성물질이 해양에 투기되었을 때 바다생물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 모릅니다.
셋째 앞으로 이상기후나 관리소홀로 인해 세계에 있는 4백기가 넘는 원자력발전소 중에 또 어디서 원전사고가 날지 모릅니다.
우리는 이 세 가지를 모르지만 분명하게 한 가지는 압니다.
방사능 오염수를 육상에 보관하지 않고 바다에 투기해 버리면 폐기물 처리비용이 싸게 먹힌다.
일본이 바다에 방사능오염수를 버리기 시작한다면 후쿠시마는 시작일 뿐입이다.
일본은 비핵국가 중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에서는 농축우라늄을 만들 수 있는 원심분리기와 핵무기 원료를 제조할 수 있는 기초설비도 가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나온 방사능오염수를 바다에 버려도 된다면 이후로는 재처리공장에서 나오는 방사능오염수도 바다에 버리게 되겠죠.
우리가 알 수 없는 미래의 비극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국가가 막지 않는다면 시민이 막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