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명소/숨은공간

[20231017]장애인 그림 작가들의 보금자리 <안양 소울음아트센터>

안양똑딱이 2023. 10. 17. 12:01

사단법인소울음아트센터는 장애인들이 그림으로 사회와 소통하고 싶은 장애인들에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미술을 교육하여, 장애를 극복하고 숨어 있는 재능을 꽃피워 전업 작가로의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국내 유일의 장애인 미술교육기관이며, 주축을 이룬 국내 유일의 장애인 미술교육 기관으로 지난 199272일 설립됐다. 설립 당시  양지역에  연고를 두고  선천적, 후천적 장애를 입은 사람들의 “장애인 그림공간 소울음”을 시작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저마다의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장애는 사람에게 있은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있는 것임을 서로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공공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중증장애인들에게 미술을 통한 재활교육과 전업 작가로서의 자립, - 장애인들의 인권옹호 활동, - 장애인인식개선을 위한 활동을 한다. 회원 수는 104명이고 안양시에서 소울음아트센터에 보조금을 지원해 예술 활동을 뒷받침한다.

초창기 안양5동에 자리하고 있다가 냉천지구 재개발사업 추진으로 공간이 사라지는 현실에 놓이자 안양시는 소울음아트센터 소속 장애인들이 안정적인 공간에서 예술적 미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자, 구 석수3동 행정복지센터 청사(만안구 석수로212번길 23) 를 리모델링해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안양9동에 임시 거처해 왔던 소울음아트센터 회원들은 지난 2022년 3월 리모델링 공사를 끝나고.  코로나19 거리두기와 선거 과정으로 연기된 끝에 2022년 7월 28 소울음아트센터 이전 개소식을 갖고 입주를 마쳤다.

리모델링된 구 석수3동 청사는 연면적 775㎡의 지상 3층 건물이다. 소울음아트센터는 3층에 입주해 있다.  2층은 건강강좌 교실, 1층은 경로당과 마을사랑방으로 각각 활용된다. 특히 장애인과 나이 든 마을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만큼, 승강기가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소울음아트센터 웹사이트( http://soulumart.co.kr/default/)

 

 

희망을 그리던 화가 고 최진섭

지체장애인 1급 전신마비 장애인 화가 최진섭,
그는 유년 시절 만능 스포츠맨이었으며 운동뿐만 아니라 그림에도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1992년 장애인 그림공간 소울음이라는 화실을 열었고 후에 사단법인소울음아트센터 설립 대표를 지냈다.

그는 1975년 고교 2학년 때 다이빙 사고로 척수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고 기나긴 투병 끝에 겨우 손가락 사이에 연필을 끼고 이름 석 자를 쓰기까지 3년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연필 대신 붓을 끼운 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1992년 스승인 금영보선생과 함께한 “소울음 3인전”에서 그의 이름이 알려졌고, 그의 사연을 접한 많은 사람 들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누워있는 생활만 하던 그가 오로지 부모님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사랑의 힘으로 휠체어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 그가 화실을 열어 장애인을 가르쳐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라고 한다.
병원에서 만난 장애인들이 할 일이 없어 멍하게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장애인들도 즐겁게 살 권리를 부여해주고 싶었던 그는 1992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안양6동에 소울음 화실을 열었으며 차츰 소울음 화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에 증증장애인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쉬어 갈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해 주기도 하였다.
그렇게 모인 장애인 화가들과 함께 시작한 “일어서는 사람들의 기록전”은 1992년 1회를 시작으로 2019년 23회 개최하였다.

생전에 인터뷰에서 그는 “장애인 작가의 작품이 팔리길 바라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란 물음에 ‘시기상조’라고 비장애인의 경우 초등학교 때부터 20년이 넘도록 각고의 노력 끝에 화가가 되는 반면, 장애인들은 그만의 노력을 할 수 없는 환경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중도장애인이 몇 년 만에 그림에 입문해 작품을 판다는 것이 말이 돼요? 예술의 세계는 정말 인내예요. 당장 팔릴 것 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살아가는 힘이 바로 예술이라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를 하면 나중에 돼서야 기대해보는 게 아닐까해요.” “정부에서 공간을 주셨지만 아직은 에이블아트를 전파시킬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해요. 아직 장애예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거든요. 전시회에 큰돈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 작가들이 작품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나 공간마련, 해외경험 등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야해요. 전 정말 답답해요. ”

‘왕관’은 필요도, 관심도 없단다.
그저 그냥 이 소울음아트센터에서 많은 장애인 작가들과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그의 꿈도 소박했다.
센터의 규모를 높여 장애인 미술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오고 가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기숙사도, 토론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그저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는 공간.
단,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이 좋아져야 한단다.

그는 늘 “장애인 미술계에서 전시를 꾸준히 할 수 있고 실험적인 작가들이 냉정하게 보면 없거든요. 우리 선배 작가들이 열심히 힘써줘야 해요. 장애인이 아닌 작가로 인정받기 위한 길은 고되고 힘들어요. 그림 열심히 그려야죠, 하하.”

그러던 그가 2019년 6월 지병으로 작고.

그가 없는 소울음아트센터는 여전히 장애를 딛고 그림으로 자립하고자하는 장애인작가들의 꿈의 공간이다.


경력사항

1992년 소울음 3인전 / 1회 일어서는 사람들의 기록전
2001년 제 1회 경기도 장애인 극복상 수상
2005년 소리없는 메아리전 (운보갤러리)
2005년 고난을 극복한 작가들전 (L.A 한국문화원)
2005년 국제교류 작품전 (일본 후쿠오카)
2006년 아름다운 등불전(수원)
2007년 전국안산누드크로키전, 제4회 소울음전
2008년 제1회 선사랑전, 소울음개관전, 최진섭개인전
2009년 희망나눔전, 제4회 개인전
2010년 소울음아트페어 최진섭전
2011년 안양시청 소울음전, 제16회 일어서는사람들의 기록전
2012년 제17회 일어서는사람들의 기록전, 소울음아트페어
2013년 KASF개인부스전, 전국 누드 크로키전
2014년 소울음아트페어, 아시아“희망의 빛”을 그리다. 한국장애인창작아트페어
2015년 제6회개인전(경인미술관), 한.중.일국제교류전, 안산국제드로잉전
2011년~2019년 사단법인 소울음아트센터 대표 역임
2019년 6월 작고



수상경력

2001년 국제평화제 통일 환경휘호대회 특선
2002년 대한민국장애인 미술대전 특선
2002년 제1회 경기도 장애인 극복상 수상
2005년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동상수상
2006년 장애인문화예술대회 장려상
2006년 제8기 경기문화재단 자문위원
2007년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수기 공모전 은상수상
2009년 대통령표창, 경기도도지사표창,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 장려상1회, 특선 4회, 입선2회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