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양숙정]학의천, 안양천은 또다른 겨울철 놀이터

안양똑딱이 2016. 5. 9. 15:55
[양숙정]학의천, 안양천은 또다른 겨울철 놀이터

[안양시민신문]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 부의장


 

이번 겨울의 호사(好事) TV, 컴퓨터, 오락기에 푹 빠진 아이들…

날씨가 추워질수록, 살림이 어려워질수록, 그리워지는 것은 따뜻한 식탁과 정다운 가족들의 얼굴인 것 같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외쳐대도 히로시마의 원폭에서 연상되는 방사능의 무서움 앞에 내 가족의 안위가 걱정되고 내 집이 위험에 노출되는 마당에 매서운 칼바람 앞의 길거리 시위가 두려울게 무어 있겠나.

당연하겠다.
부안이 아니면 어느 지역으로 가야하나?
내 동네로 오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라고 안심하고 모른 척하기에는 어쩐지 뒷골이 땡긴다.

온 나라가 모른척하고 밀어붙이는 형국에 아마 부안 사람들은 더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개운찮은 꺼림칙함이 더욱 무겁게 가슴을 내리 누른다.
전면 백지화와 함께 다른 대안은 없을까?
이번 기회에 에너지 문제를 모두가 전 국민이 전세계사람들이 뼈져리게 느껴야 할 것 같다.

미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원유확보 때문에 일으킨 이라크 전쟁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남들이 탐내는 유전이 내 땅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시각에도 초현대식 첨단무기 앞에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후예들은 수 없이 죽어가고 있단다.

이만해도 먼 나라 이야기라고 제쳐두더라도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 두 어 시간이면 닿
는 곳. 아름다운 바닷가 경관과 고색 창연한 유적지가 수줍은 처녀처럼 자리한 그곳은 지금 전쟁을 방불케 한단다.

지금 에너지 문제는 심각한 위기이다. 석유도… 원자력도….
순하디 순한 우리 민족이 어디에 대고 무기를 앞세워 빼앗아 올 것이며, 정 많은 우리들이 내 동네 일 아니라고 남의 동네에다 언제까지 폐기 물을 버리고 모른 척 할 것인가?

그 옛날 일사불란(?)했던 새마을 운동처럼 에너지 절약 운동이 있어야 한다.
그 때 이미 새마을 운동이 아니라 에너지 절약 운동이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에 화해와 이해가 합하여진다면 예기치 못한 뛰어난 대안이 생기지 않을까?

올 겨울은 두툼한 옷차림에 스키장 대신 눈썰매를, 아버지 손에 뚝딱뚝딱 만들어진 눈썰매가 아니더라도 흔하디 흔한 프라스틱양푼들도 훌륭한 놀이감이 됨을 알고 있다.
TV, 컴퓨터, 오락기에 푹 빠진 아이들에게 이제는 제법 맑아진 학의천, 안양천은 또다른 겨울철 놀이터가 되리라.

서너평 좁아터진 아파트 거실보다 쌩하니 코끝을 시리는 찬바람과 툭터진 천변둔치.
무리지어 노니는 오리들과 함께 하는 맨손체조….
우리 처지에 가장 걸맞는 이 번 겨울에 호사일지 모른다.

2003-12-06 17:5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