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사진기록/동네탐사

[탐사24]안양7동 덕천마을 마지막 모습(2013.09.14)

안양똑딱이 2017. 5. 19. 03:00

 

2013.09.14 안양기억찾기 제24차 탐사/ 안양 덕천마을,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주민들이 떠나 마치 유령마을처럼 변한 안양시 안양7동 148-1번지 일원 덕천마을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삶의 터전이었던 집과 건물들이 어느새 사라지고 폐허로 바뀌고 있네요.

이곳 덕천지구(257,590㎡)는 LH에 의해 오는 2015년 3월까지 35개동 4,250세대의 아파트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말 그대로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을 하는 것이지요. 덕천마을은 지난 1973년 구획정리사업으로 계획적으로 개발된 지역이지만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도시화로 인한 인구과잉, 도시기반시설의 과부하, 도로폭의 협소, 안양천 범람으로 인한 잦은 침수와 철도소음에 시달려 왔으면서도 정이 있던 곳이지요. 하지만 이곳에 살던 수많은 주민들은 어디론가 떠났습니다.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 일부는 다시 들어오겠지만 일부는 이곳과 정들었던 동네와 아주 이별을 한 것이지요. 안양시는 지난 2006년 9월 7일 사업시행자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를 지정 고시하고 이어 LH는 2008년 12월 19일 사업시행 인가를 받아 삼성물산·동부건설을 시공사로 결정했으며 2009년 2월10일 권리가액을 통보한데 이어 8월 25일 분양신청을 완료했답니다.하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너무나 컸습니다. 경기 안양시 최대 규모의 주택재개발사업이라는 덕천지구 재정비는 부동산 저평가 논란으로 사업 전면취소 등을 요구하며 집단 시위에 나서는 등 장기간 난항을 겪어왔지요.결국 LH는 안양시 주관으로 한국감정평가협회에 평가를 다시 의뢰했으며, 지난 2011년 4월 17일 열린 전체주민회의에서 '마지막 관문'인 관리처분계획이 통과됨에 따라 납득 할수 없는 주민들도 결국 이주를 하고 공사 착공을 앞두고 있는 지금입니다.LH는 지난 6월 20일까지를 이주완료기간으로 하고 있지만 11일과 12일 돌아본 그곳에는 폐허로 변한 어두운 골목길에 창가에 불켜진 집이 있고, 밥 짓는 소리가 들리면서 아직 소수이지만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유야 여러가지거 있겠지만 갈 곳이 없는 것도 하나이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착찹합니다

 사람이 머물다 떠난 자리에는 삶의 흔적들이 남아 있고, 빈 자리에는 또다른 무언가가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들냥이도 있고, 거미줄을 치고 사는 녀석에, 사람의 발길 없는 골목길에는 평소 잘 보지 못했던 채송화에 잡초에 이를 모를 들꽃에 피어나고, 하늘을 날던 잠자리도 이젠 눈치 볼것 없는지 편안히 앉아 쉬어가기도 합니다.빈 집 마당에는 대추에 감이 영글어 가고, 자그마한 아파트 단지 마당의 놀이터에는 므성한 잡초속에 놀이기구가 녹슬어가고, 무성한 담쟁이 넝쿨은 연립주택의 벽면을 녹색으로 수를 놓기도 합니다. 뜻밖에 새로운 모습도 보이네요. 누가 그렸을까. 철거되지 않은 연립주택의 뒷쪽에는 그래피티(graffiti) 그림들이 있네요. 몇몇 건물의 옥탑에 까지 그려진 것을 보니 마음놓고 자신만의 솜씨를 펼칠수 있는 그래피티의 해방구가 된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