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사진기록/동네탐사

[탐사25]안양 박달동(1) 호현마을(2013.07.09.28)

안양똑딱이 2017. 5. 19. 03:12

 

2013년 9월 28일 제25차 탐사 여정으로 찾아간 곳은 안양에서 마지막 남은 자연부락중 하나인 호현마을입니다. 박달2동에 있는 호현마을은 시흥시와의 경계지점인 범고개 북동쪽에 있는 마을로 예로부터 호랑이가 번번히 출현한다고 해서 호현마을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는데요. 예전에는 살기 좋았던 마을이 서해안고속도로가 마을 위로 지나가면서 동네를 양분화시키고, 쓰레기 집하장과 골재처리장, 정육공장(도살장) 등 각종 주민기피시설 들어서고,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주민들이 집단이주를 요구할 정도이지요.
그래도 마을안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정감과 더불어 가을과 함께 익어가는 자연의 풍광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마치 시골에 온 듯 푸근하기만 합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너댓갈래의 골목들이 한곳으로 모이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자그마하 구멍가게가 한 집 있고 그 앞으로도 담배가게가 있었던 듯 담장 밖으로 자그마한 창이 나 있는 것이 신기하니다. 골목길을 걷다보면 어렷을적 집 화단에서나 보았던 채송화가 노랗고 빨갛고 하얀색으로 갈아입고 인사를 하고, 지붕위에서는 빨간 감이 떨어져 까치밥이 되고, 골목길에서 마주친 고양이 한마리는 인적 드문 마을에 나타난 이방인이 반가운지 한번 살짝 쳐다보고는 어슬렁 거리며 걷다가 담장위로 껑충 뛰어 올라서는 나무사이로 저에게 다시 인사를 하네요.
마을을 돌다보니 어디선가 고기 굽는 냄새가 전해져 옵니다. 살짝 보니 동네 아저씨들이 삼겹살을 안주 삼아 먹걸리와 소주 파티를 하시네요. 집 앞 마당 텃밭에는 가지와 고추에 상추와 토마토가 지천이니 그야말로 입이 즐거울 듯 싶습니다.
안양 시내에서 불과 15분 거리에 어떻게 이런 마을이 있을까, 분진과 먼지, 소음과 냄새만 없으면 살기 좋은 마을이 아닐까 싶네요.

호현마을의 또다른 사진: 안양 박달동(1) 사진첩(2013.09.22) https://www.facebook.com/coreachoi/media_set?set=a.636532673058120.1073741918.100001041789694&typ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