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조완기]자연형 하천복원사업, 시민이 주체돼야

안양똑딱이 2016. 5. 3. 17:05
[조완기]자연형 하천복원사업, 시민이 주체돼야

군포시의원. 안양지역시민연대 회원


 

올해는 유엔에서 정한 ‘세계 물의 해’ 이다. 물 문제에 관한 중요성과 심각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서 더 이상 언급이 필요 없을 줄 안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국가(댐을 건설하기 위한 정부의 논리를 유엔이 그대로 인정했다는 논란도 있다) 이기 때문에 정부와 각 지자체도 중수도 설치, 빗물 이용, 노후 수도관 정비 및 교체, 수도요금 인상 및 현실화, 절수기 보급과 같은 물 대책을 내놓고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 문제에서 무엇보다도 중요시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천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어느 마을에 가나 하천이 있었고 그 하천을 중심으로 삶을 꾸려왔던 선조 들의 과거를 되새겨볼 때 하천은 단순히 물이 흘러 모여 바다로 가는 곳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삶이 흘러가는 친 수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동안 개발논리에 따른 치수대책이란 미명아래 콘크리트와, 직강화, 복개되었던 도시들의 하천들이 다행스럽게도 최근 몇 년 사이 그 흐름을 바꿔 소위 ‘자연형 하천 복원’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그 사례를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지만, 이제 과거와 같이 하천을 덮어서 주차장을 만든 다거나 도로를 만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정책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의 급격한 변화는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힘입어 환영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그 저변에 놓여있는 몇 가지 문제들은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유행처럼 번져 가는 하천 복원사업이나 자연형 하천 복원 사업의 주체에 여전히 시민이 빠져있다는 점이다.(군포시의 경우는 그런 노력이 약간은 보인다.) 즉 각 지자체가 너도나도 유행처럼 하천 복원사업을 실시하거나, 자연형 하천 정비 사업을 과거 하천이 냄새난다며 복개했던 방식이나 치수대책이란 이름으로 그 하천을 일방적으로 정비했던 과거와 별다르지 않게 시민들의 의견을 세밀히 검토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의견수렴이 빠진 상태에서의 소위 자연형 하천사업은 토목공사 위주의 공사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적어도 이후 시민들이 이 하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구상하여 시민들의 친수공간뿐만 아니라 문화적 접근까지 가능하게 하는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해당 하천의 문화적 존재성을 밝혀나가고 생태적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도록 조사와 계획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하천이야말로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살아있는 하천이 되는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지만 지적한 문제만이라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면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에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올 3월 일본에서 국제 물 포럼이 열린다. 이 포럼에서 각 국 정책담당자간 회의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가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의 우리나라 물 관리 정책의 일관된 기조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교육이었다. 물을 아껴쓰자, 하천을 오염시키지 말자. 등등…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을 대상을 할 것이 아니라 정책 결정의 담당자로 또 정책 시행의 공동집행자로 참여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국민들을 행정
의 수혜자에서 참여주체로 세우는 일이며 나아가 기초 지역의 자치참여자로 세우는 일이다.

우리 군포의 하천들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들이 속속 진행될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러한 상황을 잘 고려하여 시민들이 참여해서 같이 만들고 시민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하천으로 조성해야 할 것이다.

(조 완 기 군포시의회 의원(광정동))

2003-05-28 10:0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