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보따리/기억

[임희택]초등학교 시절 학교앞 군부대와 사격장(2022.05.19)

안양똑딱이 2023. 7. 9. 22:19

안서초등학교와 군부대 사격장 

학교 앞에 군부대가 들어섰다. 선생님 몇 분과 나 그리고 미경이던가 하여간 두엇이 학생대표로 군부대를 방문하였다.
학교 앞에 웬 군부대냐 하고 따지러 간 것이 아니라 그냥 구경이었다. 요즘 같으면 학부모들이 다 들고 일어날 일이지만 그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군인아저씨들은 부대 입구 조금 더 들어간 곳에 넓은 상을 차려 놓고 그 위에 칼이며 총기 그리고 수류탄 등을 올려 놓고 구경을 시켜주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그게 사학년이던가 오학년 무렵이었는데 그 중 관심있던 권총을 집어들고 이리저리 만져 봤다. 꼬마에게는 제법 무거웠다.
이제 학교에서 육골로 들어가는 길이 막힐 거라고 했다.
하지만 윗동네 아이들과 친목동 아이들은 범고개 윗동네를 거쳐서 육골로 학교를 다녔다.
사격장이 생겨서 위험하다고 더 이상 육골로 다니지 말라고 주의를 주시곤 했지만 친구들은 사격장에서 주워 온 탄피를 자랑하곤 하였다.
난 그게 또 부러워서 나도 언젠가는 탄피를 주우러 갈 거다 속으로 다짐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친목동 영수가 다쳐서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사격장에서 폭발물이 터졌다고 했다.
어린 마음으로도 제발 끔찍한 일은 없기를 바랬다.
얼마간 지나서 영수가 다시 학교에 나왔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라고 하였다.
"동생이랑 사격장을 지나오면서 탄피가 있나 찾으며 오는데 동생이 폭탄을 줏었어. 그러더니 어 뜨거워진다 하면서 나한테 던지잖아. 그러더니 쾅...."
영수는 무용담처럼 그 일을 얘기해줬다.
"그러니까 폭탄 줏으면 살살 갖고 가야돼. 뭐 뽑거나 비틀거나 하지 말고.."
난 속으로 그래 알았다 하면서 그래도 언젠가는 큰 탄피를 주우러 갈 거라고 또 다짐하였다.
하지만 그 일이 있고 나서 육골은 아예 통과하지 못하게 되었다.
들리는 말로는 종실네 과수원도 못하게 되었다나 어쨌다나...
 
 

글쓴이 임희택(맑은한울)님은

안양시 박달동 범고개에서 태어난 1963년생 안양토박이로 안서초, 안양동중(신성중), 신성고, 한양대(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안양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 대표 등 시민운동가로 활동하고 맑은한울 별칭의 논객으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이며 사회복지사로, 맑고 밝고 온누리를 추구하는 자칭 진정한 보수주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