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보따리/기억

[임희택]안양 박달리 범고개에서 인덕원 안양동중 등하교(2022.06.09)

안양똑딱이 2023. 7. 9. 21:43

구녕 1
범고개 촌에서 국민학교를 마치고 뺑뺑이를 돌려서 중학교엘 가는데 연분홍 구슬. 인덕원에 있는 안양동중(현 신성중)으로 떨어졌다.
앞에는 조수가 떠밀고 뒤에는 차장이 떠밀어 올리는 버얼건 소신여객 시외버스를 공장 다니는 동네 누나들 틈에서 헉헉대며 타고 안양역 시외버스 터미날까지 나와서 과천가는 11번이나 청계가는 12번 버스를 타고 다시 한 번 더 시달리며 등교를 했었다.
하교길은 역순이긴 하지만 나름 재미가 있었는데,
모래먼지 날리는 안양역 앞에서 가끔 약장사가 애들은 가라 하며 효과를 모를 약을 팔던가 혹은 앉아서 구경하는 꼬맹이 불러 세우고 회충약을 먹인 뒤 한바탕 혼자서 아코디안 불며 북치고 장구치다가 꼬맹이 엉덩이를 까고 회충을 한웅큼 잡아내는 걸 보는 일도 재미가 있었고
본백화점 자리 미륵당 마당 나무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에 땀을 말리고 오가는 신도들 구경하는 것도 재미졌다.
하지만 그 중 재미는 대농 운동장에서 공차는 국가대표들을 담장 구녕을 통해 들여다 보며 흥분하는 것이었다.
먼저 들여다보던 친구가 야 차범근이다... 하며 한 번 봐봐... 하면 들여다보며 근데 차범근이 누군가? 이세연은 알겠는데.... 국가대표 막내잖아.... 응, 그래?
오우야.... 골인 넣었어...
아이 씨. 너때문에 못봤잖아...
이러던 재미가 있었다.
 

글쓴이 임희택(맑은한울)님은

안양시 박달동 범고개에서 태어난 1963년생 안양토박이로 안서초, 안양동중(신성중), 신성고, 한양대(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안양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 대표 등 시민운동가로 활동하고 맑은한울 별칭의 논객으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이며 사회복지사로, 맑고 밝고 온누리를 추구하는 자칭 진정한 보수주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