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성균]안양, 생명의 숨결과 도시주의

안양똑딱이 2016. 5. 9. 16:39
[김성균]안양, 생명의 숨결과 도시주의

[06/04 안양시민신문]안양·의왕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안양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서울의 배후도시로써 공업도시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해왔고, 화학·기계·금속 등의 노동집약적인 산업의 근간을 이어왔다.

그러나 한국의 산업 재구조화는 안양에도 적잖은 변화를 요구했고, 안양도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산업 재구조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재구조화 과정은 경제 재구조화, 더 나아가서 공간 재구조화를 요구하고 있다.

안양시는 이와 관련 민선2기, 3기에 벤처기업 육성을 중심으로 한 안양의 재구조화에 박차를 가하고, 궁극적으로 ‘살고 싶은 도시, 자랑스런 시민’라는 시정방침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안양은 이미 도시용량이 포화상태를 초과한지 오래다. 호계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대규모 아파트 건립, 비산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대규모 아파트 단지 그리고, 명학역 주변에 우후죽순 대규모 주상복합건물 등 땅만 있으면 건물올리기가 무섭게 진행됐다.

또한 수도권 광역도로 등 안양을 통과차량이 하루 수십만대에 이르며, 자동차 타이어의 미세먼지는 이미 안양시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한편 안양이라는 지명은 ‘자유로운 이상향’을 의미하고 있다. 불교로 보면 극락정토(極樂淨土), 기독교로 보면 천국(天國), 유교로 보면 덕(悳), 노장사장으로 보면 무위자연(無爲自然) 등으로 표현되는 곳이 바로 안양이다.

여기에다 국내유일의 암각화 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92호인 마애종에서도 안양의 의미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종이 지니고 있는 신비주의적 요소와 영성적 요소에 대한 재해석과 안양이라는 지명에 대한 재해석은 향후 안양시민이 생각해야 할 ‘도시주의’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도시의 정체성과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는 택지개발, 구도심과 신도심의 문화적 갈등과 배타적 이해관계 등이 겨우 인구65만의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우습기도 한 부분이다.

이제 안양의 도시주의는 생명을 매개로 진행해야 한다. 생명을 바탕으로 했을 때 시정방침이 제시하고 있는 ‘살고 싶은 도시, 자랑스런 시민’이 되지 않을까?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들이 몇 군데 있다. 브라질의 꾸리찌바, 쿠바의 아바나, 독일의 브라이부르크, 덴마크의 크리스챠니아 등이 생태도시로 소개되고, 자율과 자치가 보장되는 이상적인 도시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미 안양이라는 지명은 모든 종파들이 얘기하는 가장 살기 좋은 터라 할 수 있다. 또한 국내유일 마애종이 천년 세월을 뛰어 넘어 우리 곁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안양에 대해 생명의 숨결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안양의 새로운 도시주의, 생태도시를 수용할 수 있는 제반적인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생태학과 공동체와 문화와 영성이 더불어 존재하며, 진정으로 살고 싶은 도시 자랑스런 시민가 될 수 있는 안양시가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진정으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주민과 함께하는 분권과 자치, 그리고 지역사회의 문화와 영성이라는 점을 시정당국은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한다.

2004-06-04 16:29:16